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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아프다. 지난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가깝거나 먼거리를 움직였기 때문인 것 같다. 출산 후 처음으로 산부인과에 들러 처방약을 받아 먹고 어제 수요예배에 이어서, 오늘도 버드나무 기도회를 참석하려는 기염을 토하다가 기도회 도중에 집으로 급히 돌아와야 했다. 사실 그저께 아내가 내게 꿈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꿈에서 천국에 서 있었는데 무척 부끄럽게 천국의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도해야 겠다는 의지를 다졌던 것 같다. 집에 돌아와 지치고 피곤한 아내와 배고픈 온유 사이에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온유는 (지금까지는) 무척 온순해서 배고플 때외에는 거의 울지 않는다. 피곤한 탓에 아내의 젖량이 줄어서인지 온유는 두 눈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냉장고에 미리 유축해 놓은 모유를 먹이려 해도 엄마의 따뜻한 가슴에 익숙해 져서 자지러지게 울어댔다. 아내가 일찍 잠자리에 눕고, 나는 온유를 이해시키려고 무진 애를 썼다. 엄마가 지금은 피곤하니까, 잠시만 휴식을 주자. 엄마가 아프면 온유도 아파지니까 빨리 엄마가 건강해지면 온유를 안아줄 수 있을거야. 엄마가 온유를 미워하는 게 아니야. 아빠 엄마는 온유를 너무너무 사랑해. 온유는 삐친 표정으로 입을 내밀고 있다가 한참뒤에야 잠이 들었다. '날 위해주거나 사랑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혼자 살아가는 세상' 이란 표정으로 누워있는 온유다. 벌써 사춘긴가? 미역국을 끓여야 한다. 참기름에 고기를 볶고, 미역을 물에 불리고.. 아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나도 살아낼 수 없다. 나혼자 수많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내가 없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폭탄 맞은 듯한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가지만 이 시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나님은 나와 내 가정에게 최고의 사랑을 주신다. 그 사랑을 믿고, 나는 감사할 수 밖에 없다. 하루의 삶은 믿음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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