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결혼식 촬영 때문에 일찍 집을 나선 오늘,
예정하지 않았던 방문들과 교제들이 이어져서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얼마만에 처갓댁에도 들러 꿀맛같은 낮잠도 자고,
화선자매님의 미장원에 들러 머리도 손질하고,
늦은 밤 순대와 떡볶이를 사들고 형네 가정도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내가 내게 말했다.
"오빠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나 기도 시킬 때 너무 부담스러워.
머리속이 하얗게 돼버려."

하나님이 아내에게 치유의 기름부으심을 말했을 때
그 때부터 나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아내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입장 바꿔 생각해도 어떻게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아내의 다음말이 내 마음을 감동시켰다.
"정말 너무 부담스러운데
에이.. 그냥 순종하자. 하면서 기도하는거야."
이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차라리 현상적인 예언이나 통변등의 은사라면
눈으로, 귀로 드러나 보이는 것이기에
순종하기에 더 수월해 보이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믿음으로 선포하는 것이다.
(때론 그 결과에 대한 부담까지도 안게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절대로 하나님의 몫이기에
가끔 무책임할 연습도 필요하다. ㅎㅎ)

내가 이렇게 부담스러워 하는 아내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이유도
그와 같은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지만
하나님이 육신과 심령 가운데 치유하시길 말씀하셨다면
기도했을 때, 분명히 무슨 일이든 일어나는 것이다.
영적인 것이 화학적 반응처럼 부글부글 거리는 소리라도 나면 좋을텐데..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타난 반응일 뿐이다.
그것과 상관없이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는
커다란 산이 들리어 저 바다위에 던져지는 역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지혜있다 생각하지만
정작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열 달란트, 다섯 달란트 가진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가 가진 몫 한 달란트를 감사함으로 순종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금그릇, 어떤 사람은 은그릇인가를 볼 필요 없이
내가 가진 질그릇. 깨끗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릇의 재질과 모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만든이에게 쓰임받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앞에것을 생각하면 결국 관심은 내게로 향할 수 밖에 없지만
뒤에것을 생각하면 관심은 하늘을 향하게 된다.

투정하듯 솔직한 심정을 하소연 하는 아내를 보고
얼마나 사랑스럽고 지혜롭게 보였는지 모른다.

아버지, 어색한 듯 순종하며 밟아 가는 아내의 걸음 위에
많은 간증을 주셔서, 그것으로 확증하고 더욱 순종할 수 있는 믿음을 주세요.

덧글

  • 최현숙 2008/12/09 09:23 # 삭제 답글

    실은 아침 새벽 말씀을 듣고 오늘 주일을 주님의 마음을 겸손히 헤아리는 심정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곤 일찍 요셉이의 글을 읽고 싶어 들어왔지요.
    순종의 글을 읽고 아! 하나님께서 내게 하고픈 말씀이 이것일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예배 드리려 갈 준비를 했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은 요셉이의 일기에 나와 있던,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들과
    같은 순종과 나 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주셨습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 안에서는 우연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나의 불 순종의 모습들을 회개하게 하셨습니다.
    조건이 주어졌기 때문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주어졌기 때문에 하는 것이 순종이라는 말씀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명경씨의 아름다운 순종을 통해서 나 모습을 비쳐 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요셉이의 일기를 통해서 내 생각을 정리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너무 자주 이곳에 글을 쓰는 것 같아서 ,....^^ (-.-)
  • 요셉이 2008/12/12 01:02 # 답글

    그래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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